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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경제위기와 중앙은행의 반응

세계 경제의 분기점, 두 차례의 글로벌 위기와 중앙은행의 역할 변화

by 피터까똘 2025.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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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은 현대 경제사에서 가장 큰 충격을 초래한 사건이었습니다. 두 위기는 원인과 전개 방식에서 차이를 보였지만, 공통적으로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개입을 불러왔다는 점에서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한 위기 극복을 넘어서 중앙은행의 정책 기조와 경제 구조 자체가 변화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 중요한데, 이번 포스팅에서는 두 차례의 위기에서 중앙은행이 어떻게 대응했으며, 그 결과 세계 경제 질서가 어떻게 재편되었는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목차: 1.2008년 금융위기, 최초의 비전통적 통화정책 실험

         2.2020년 코로나19 위기, 중앙은행과 정부의 경계가 허물어지다

         3.두 차례의 위기가 만든 새로운 경제 질서

 

 

 

 

[1.2008년 금융위기, 최초의 비전통적 통화정책 실험]

2008년 금융위기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촉발되었으며,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붕괴 위기로 이어졌습니다. 전통적인 금리 조정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던 연방준비제도(Fed)는 양적 완화(QE)라는 새로운 정책을 도입하였는데 이는 중앙은행이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대규모로 매입하여 금융시장에 직접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식입니다.

이전까지 중앙은행의 역할은 최후의 대부자(lender of last resort)로 제한적이었으나, 2008년 이후에는 금융시장 자체를 조정하는 적극적인 플레이어로 변모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은 금융시장의 의존도를 높이고 자산 가격 거품을 유발하는 부작용을 초래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2008년 이후 기업들은 저금리를 활용해 대규모 부채를 조달하며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자사주 매입과 인수·합병(M&A)에 집중했다. 이 과정에서 생산적인 투자보다는 금융화(financialization)가 심화하였으며, 글로벌 경제는 부채 기반 성장 모델로 이동했습니다.

금융화(financialization)는 경제에서 금융 부문의 역할이 과도하게 확대되는 현상으로 기업 활동과 가계 경제가 전통적인 생산과 소비보다는 금융 시장과 자산 거래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기업이 생산과 혁신보다는 주가 상승과 배당 확대에 집중하며 자사주 매입과 M&A를 통해 단기적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려는 경향이 강해지며 기업과 가계가 점점 더 부채에 의존하고 경제 성장도 대출 확대에 의해 주도되며 정부 역시 국채 발행을 통해 재정 지출을 늘리는 방식이 일반화되었으며 주식, 부동산, 채권 등 금융 자산이 실물 경제보다 빠르게 성장하면서 자산 가격 변동성이 커져서 금융 시장이 실물 경제보다 더 중요한 경기 지표로 인식이 되어 자산 시장이 비대화되며 은행, 헤지펀드, 사모펀드 등 금융기관이 경제 전반을 지배하는 구조가 형성되어 금융 부문의 경제 지배력이 향상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금융화 (financialization)은 경제 불평등을 심화시켜 실물 경제 투자가 위축되고 위기 발생 위험도 증가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금융화는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동시에, 금융 위기의 빈도를 높이고 경제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이중적인 효과를 가진 현상으로  2008년 이후 중앙은행의 역할이 확대되면서 금융화는 더욱 가속화되었으며, 향후 금리 인상과 금융 규제 변화가 이 구조를 어떻게 바꿀지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2.2020년 코로나19 위기, 중앙은행과 정부의 경계가 허물어지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촉발한 경제 위기는 2008년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습니다. 금융시스템이 아닌 실물 경제가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았고,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소비 위축이 동시에 발생했고 이에 따라 중앙은행은 단순한 유동성 공급을 넘어, 재정정책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변경해야만 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글로벌 공급망이 마비되고, 소비와 생산 활동이 동시다발적으로 중단되면서 경제 전반에 걸쳐 심각한 영향을 미쳤는데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원자재 공급이 끊기면서 자동차, 반도체, 의료용품 등 주요 산업에서 생산이 급감했으며 항만 운영이 제한되고 컨테이너 부족 사태가 발생하면서 글로벌 교역이 둔화되었는데 이것은 2021년 이후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되기도 합니다. 팬데믹으로 인해 이동이 제한되면서 소비와 지출이 급감하고 이것은 소규모 자영업자들과 중소기업들이 문을 닫으면서 실업률이 급등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정부는 대규모 재정 지원(현금 지원, 실업급여 확대)을 통해 소비 위축을 완화하려 했으나 이것 또한 추후에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팬데믹은 금융시장과 실물 경제 간의 괴리를 더욱 심화시키는 계기가 되어 실물 경제는 위축되었지만 금융자산을 보유한 계층은 자산 가격 상승의 혜택을 보며 더욱더 부유하여지게 되었습니다.

미국 연준은 2008년보다 훨씬 빠르고 공격적인 대응을 보였으며, 단기간에 대규모 채권 매입을 시행했습니다. 또한, 기업과 지방정부의 채권까지 매입하며 사실상 민간 경제 전반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중앙은행과 정부의 경계가 흐려졌다는 점이다. 미국에서는 중앙은행이 국채를 대규모로 매입하며 정부 재정을 직접 지원하는 형태가 되었고,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EU 차원의 채권 발행을 통해 유사한 역할을 수행했는데 이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전통적인 분리를 약화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며, 중앙은행이 국가 경제 운영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는 결과를 낳았다.

공급망 불안전성이 부각되면서 제조업의 리쇼어링(해외 생산기지의 본국 회귀) 움직임이 나타났고, 정부와 중앙은행의 역할이 확대되면서 국가 개입 경제 모델이 강화되었습니다.

 

 

 

 

[3.두 차례의 위기가 만든 새로운 경제 질서]

2008년과 2020년 두 차례의 위기를 거치면서 중앙은행은 금융시장 조정자에서 사실상의 경제 관리자로 역할이 변모했습니다. 이에 따라 몇 가지 중요한 변화가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1. 부채 의존적 경제 구조의 고착화: 중앙은행이 지속적으로 낮은 금리를 유지하고 유동성을 공급함에 따라, 글로벌 경제는 점점 더 부채 의존적인 구조로 변화하여 정부, 기업, 가계 모두 부채를 활용한 성장 전략을 채택했고, 이는 금리 상승 시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위험이 커졌습니다.
  2. 자산 가격과 실물 경제 간의 괴리 심화: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으로 인해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급등했지만, 실물 경제의 회복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특히, 2020년 이후 부의 불평등이 더욱 확대되었으며, 중산층의 경제적 불안정성이 증가했습니다.
  3. 정치적 압력과 중앙은행 독립성의 약화: 중앙은행이 재정정책과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독립성에 대한 논란이 커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향후 중앙은행이 긴축정책으로 전환할 경우, 정치적 반발과 시장의 불안정성이 더욱 가중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2008년과 2020년 두 차례의 경제 위기를 거치면서 중앙은행은 과거보다 훨씬 더 강력한 경제 개입자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단기적으로는 위기 대응에 효과적이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도전을 초래하고 있는데 부채 의존적 성장, 자산 거품, 중앙은행의 정치적 역할 증가 등은 향후 경제 안정성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향후 중앙은행이 긴축 정책을 시행해야 하는 순간이 오면, 금융시장과 실물 경제는 새로운 균형을 찾아야 하는 중대한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입니다. 결국, 중앙은행이 만든 새로운 경제 질서가 지속 가능할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위기를 초래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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